윤하의 음악은 꼿꼿하다
2017년에 발표된 <Rescue>가 변화를 통해 갇혀 있던 자신을 꺼내오는 과정이었다면 1년 7개월이 지나 발매한 <Stable Mindset>은 잊었던 그의 모습을 되찾아 간다. ‘자세를 바로잡다’와 ‘중심을 잡다’라는 의미로 지어진 제목은 지난 앨범에서 놓친 윤하 본연의 음악으로 돌려놓겠다는 의지다. 그를 꾸준히 지켜본...
View Article카밀라 카베요, 대중은 라틴 사운드를 원한다
라틴 팝 스타를 향한 카밀라 카베요의 원대한 항해가 위기에 처했다. 최근 십 대 시절 SNS에 남긴 인종차별 발언이 화제가 되고 다베이비(DaBaby)와 부른 「My oh my」가 표절 시비에 휘말리며 논란의 도마 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는 성공적인 솔로 데뷔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온 그의 이미지와 커리어에 동시다발적으로 받은 큰 타격이다. 결론부터...
View Article벡, 퍼렐 윌리엄스와 만나다
인디의 감성과 실험성을 대표하는 벡이 대중성의 대명사 퍼렐 윌리엄스와 만났다. 스페이스 오페라를 모티프로 삼은 이번 기획은 그 결과물을 선명하게 투영한다. 신시사이저를 내세우면서도 록과 포크의 정서를 풀어내는 벡 특유의 밝은 색채가 드럼머신과 트랩 비트를 만나 사이키델릭함을 연출한다. 앨범이 연출하는 오래된 미래의 그림은 여유롭게 그려져 더욱 매력 있다....
View Article혁오, 힙한 뮤지션에서 진정성 있는 뮤지션으로
혁오는 하나, 둘 나이를 세어가는 것을 멈췄다. 동시대의 청춘들이 혁오를 동경할 수 있었던 건, ‘젊은 우리 나이테는 잘 보이지 않’더라도 맘껏 비틀대기를 노래하던 그들의 음악에 깊은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청춘들의 스타가 되어 함께 나이 들어가던 그들이 이제는 시야를 넓혀 청춘이 살아갈 세상을 노래한다. 잠시 멈춰서서 바라본 혼란의 시대,...
View ArticleR.I.P. 맥 밀러, 젊은 세대의 보편 정서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출신 젊은 래퍼 맥 밀러의 미래는 밝았다. 1992년생 이른 나이에 다수의 정규 앨범과 다수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경력을 다져왔고, 2016년 힙합의 문법에 펑크(Funk), 인디 팝, 재즈, 트립합을 가미한 <The Divine Feminine>을 발표하며 더 넓고 단단한 음악 세계를 예고한 바 있었다. 그 누구도...
View Article, 왜 인기가 있을까?
작년 상반기 송가인이란 독보적 트로트 스타를 발굴해낸 <미스트롯>의 후속작 <미스터트롯>의 인기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첫 회부터 8%의 시청률로 준수한 시작을 알리더니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기부금 배틀 콘셉트로 진행된 지난 8회에는 자그마치 30.4%란 수치를 획득했다. 종편 프로그램에,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
View Article새소년, 황소윤의 취향과 시선
설익은 모습은 없다. 오히려 더 확대하고 늘려 욕심을 잔뜩 채웠다. 2017년 싱글 「긴 꿈」을 통해 데뷔했고 그와 동시에 대중의 지대한 사랑을 받았다. 분명 선율이 중심에 있었다. 얼터너티브 록밴드 스매싱 펌킨스의 인기곡 「1979」가 연상되는 「긴 꿈」이나 첫 EP <여름깃>의 타이틀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끝 곡 「새소년」...
View Article방탄소년단, 케이팝 보이그룹 역사를 압축하는 서사
방탄소년단이 집약한 ‘영혼의 지도’는 데뷔 이후 일곱 멤버들이 밟아온 지난 7년 간의 한 페이지를 마무리한다. 지난해 초 선보인 <MAP OF THE SOUL : PERSONA>의 다섯 트랙이 국제 시장을 호령하는 월드 스타의 기쁨과 설렘을 집약한 후, 그 누구도 걷지 못했던 길을 개척하는 고독과 두려움을 「Interlude : shadow」...
View Article, 예능과 교양을 다 잡으려면
2월 10일 tvN의 음악 예능 <케이팝 어학당 - 노랫말싸미>가 처음 전파를 탔다. 이 프로그램은 물릴 대로 물린 가창력 대결의 장이 아니다. 순위를 매기지도 않는다. 특정 출연자를 깎아내리는 가혹한 연출도 없다. 소란스러운 순간이 이따금 발생하지만 대체로 차분한 담소가 이어진다. 훈민정음의 서문 첫 문장을 익살스럽게 바꾼 제목이 암시하듯 이...
View Article루이 톰린슨, 원 디렉션 이후의 스케치 작업
하나의 출발점에서 시작한 원 디렉션(One Direction)이 완전한 다섯 갈래로 나뉘었다. 팀을 떠난 제인은 알앤비를, 해리 스타일스는 1980년대 록을, 포크의 나일 호란, 그리고 리암 페인은 범대중적 팝을 골랐다. 이들과 달리 루이 톰린슨은 꽤 오랜 시간을 제자리걸음으로 보냈다. 어머니와 여동생의 연이은 죽음, 그로 인한 긴 방황이 마이크에서...
View Article언에듀케이티드 키드, 코믹과 웰메이드 사이 줄타기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한국 힙합 신의 대표적인 기믹 아티스트다. 그는 국내에서 볼 수 없는 마약이나 총기 범죄 등을 음악의 소재로 삼고 허풍에 가까운 술책을 인터넷상에서 퍼뜨리며 독특한 시선을 끌었다. 그런 와중 그의 두 번째 미니 앨범 <HOODSTAR>는 콘셉트뿐 아니라 준수한 완성도까지 챙기며 그에 대한 리스너들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첫...
View Article테임 임팔라, 유행은 반복된다
2010년대 케빈 파커와 테임 임팔라의 승리는 과거에 전복된 현재를 상징한다. 1960년대 사이키델릭을 재기 발랄하고 치열하게 복각한 <Lonerlism>, 여기에 1980년대 알앤비와 디스코, 신스팝의 그루브를 탑재한 <Currents> 모두 새로운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대중음악사에 통달한 젊은 고고학자, 케빈 파커의 탐구와 연구...
View Article테일러 스위프트의 ‘The man’이 들여온 메시지
지난 2월 27일 공개된 미국의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싱글 'The man'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맨(man)이라는 단어에서 드러나듯 이 곡과 영상은 남자를 주제로 삼는다. '내가 남자였다면 / 영웅이 될 수 있을 테니까 / 난 영웅이 될 꺼야' 노래하는 와중 가사보다 더 다층적 메시지를 품은 뮤직비디오가 눈에 띈다. 지하철에서 다리를 쩍 벌리고 않은...
View Article저스틴 비버, ‘힙’함과 보이스칼라뿐
단조로워도 너무 단조롭다. 헤일리 볼드윈과의 결혼, 라임병의 고백 등 개인사의 여러 변화들과 사건들이 있었음에도 발매된 신보에는 그간의 고뇌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방점은 이지 리스닝. 트랩 비트에 미드 템포의 알앤비로 꽉 채운 이번 작품은 17개의 적지 않은 수록곡을 지녔지만 52분이 채 안 되는 러닝 타임을 가진다. 서사는 부재하나 주제는 확실하다....
View Article세정, 차근차근 가꿔낸 작은 화분
세정은 나보다 남을 향했다. 대중은 <프로듀스 101>의 무한 경쟁 속, 긍정적이고 털털한 자세로 자신보다 타 연습생들을 위로하고 ‘국민 프로듀서님’들께 큰 절을 올리는 세정의 이타적인 매력을 사랑했다. 첫 솔로 싱글 「꽃길」 역시 나를 믿고 사랑해준 누군가를 위해 노래한 곡이었다. 그랬던 그가 ‘나는 초록을 담은 / 작은 화분 하나가...
View Article한국에서 자주 못 듣는 펑크(Funk) 명곡은?
다프트 펑크의 'Get lucky', 로빈 씩의 'Blurred lines', 마크 론스과 브루노 마스의 'Uptown funk', 브루노 마스의 '24K magic'과 'Treasure'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시죠? 모두 펑크(Funk) 음악이라는 거죠. 이 노래들은 모두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래미도 수상해 상업성과 음악성 모두 공인 받은 대중의...
View Article있지(Itzy), ‘난 달라’라고 말하는 고전적 전략
있지의 다섯 멤버 예지, 리아, 류진, 채령, 유나는 「Wannabe」의 후렴에서 ‘다른 누군가가 되고 싶진 않아, 난 그저 나이고 싶어(I don’t wanna be somebody / Just wanna be me)’를 힘차게 외친다. 하지만 의도와는 반대로 멤버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지는 이 지점에서 곡명처럼 수많은 ‘워너비’들의 흔적이 포착된다....
View Article그라임즈(Grimes), 비범하게 다가와 보편으로 돋보이다
그라임스는 자본의 논리와 성차별이 만연하던 기성 음악계에 학을 떼고 모든 것을 홀로 해냈다. <Visions>와 <Art Angels>에서 그는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은 독자(獨自)로 존재했다. 그러나 5년 만의 새 앨범 <Miss Antropocene> 의 그라임스는 자신을 낮춘다. ‘인류가 지배하는 시대’라는 거대한...
View Article[윤덕원 칼럼] 나의 첫 전자책은 SF 소설(Feat. M83)
언스플래쉬 예스24 북클럽과 음악 플랫폼 FLO 결합 요금제 출시 기념,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가수 덕원이 독자 여러분께 음악과 책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윤덕원의 읽은 만큼 들린다’는 격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전자책을 읽어보기로 결심하고 예스24 북클럽에 가입했다. 점점 좁아지는 공간과 쌓여가는 책 때문에 언젠가는 전자책으로 넘어가게 되지 않을까...
View Article엔씨티 127(NCT 127), 팀 컬러의 채도를 높이다
이제껏 NCT의 ‘Neo’는 (물론 SMP라는 기획 내에서) 종잡을 수 없고 어려운 사운드였다. 그곳에서 발생한 낯섦은 대중에게 난해하게 다가왔으며 항상 이들이 신인처럼 느껴지는 이유였다. 타이틀 「영웅 (英雄 : Kick It)」은 이러한 트라우마를 뒤집는다. 과거 SMP의 전형을 따르면서 대중과의 거리감은 좁힌 안정적인 선택을 택했는데, 오히려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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